하늘의 별빛이 하나 둘 사라지듯 동족들의 존재는 점점이 의식에서 사라져갔었다.

 

늘어만가는 나와 그들간의 단절 사이에는 우주의 진공보다도 더 고독한 무(無)만이 있었다.

 

일찍이 느껴본 적 없는 공포는 칼라에 퍼져가며 첫 번째 자손의 강인한 심장을 억죄어 질식시켰다.

 

 

칼라 속에 퍼진 공포는 칼라로서 물리칠 수 없었다.

 

나를 집어시키려는 어둠을 태연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했다.

 

칼라의 연결을 유지하면서도 고독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동족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였으며 그들의 불신과 혐오의 속삭임은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었다.

 

진실로 아무도 없는 무의 공간과, 속해있으면서도 속하지 못하는 고립의 중간 그 어느 지점에서 나는 존재했다.

 

 

하지만 길은 이것 뿐이었다.

 

 

 

 

스스로도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은 육체의 껍질을 넘어 골격 하나하나에까지 파고 든다.

 

이 힘은 무한정 부풀어오르나 정신과 영혼의 한계는 터지지 않고 무한정 팽창하고 있다.

 

들어는봤으나 처음 느껴보는 이 흐름은 칼라의 모퉁이에 아귀가 맞물리듯 스며들어왔다.

 

확장되고 커져가는 정신에 하나의 울림만이 가득해진다.

 

 

'서로간의 이유없는 증오는, 야수가 우리에게 품는 살기와 다를 바 없음을 깨닫길.'

 

 

저기 앞에 보인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지성체.

 

극에 달한 의식과 지성이 가득해짐에 따라 증오도, 분노도 모두 어느새 사라지고 있다.

 

 

눈부신 빛이 점점 커져만 간다.

 

이것이 마지막 통신이 될 것이다.

 

 

"우리를 기억해주시오, 집행관. 오늘 여기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해주시오. 아둔이 그대들을 지켜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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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의 폭풍에 들어오기 직전의 영웅들이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를 그냥

 

그럴싸하게 짧은 소설형식의 글로, 뇌내망상을 하며 써보고 싶었는데

 

딱히 개인창작물 게시판이 팬아게 말고는 없더군요.

 

그래서 그나마 이곳이 제일 근접한 게시판이 아닌가 싶어 올려봅니다.